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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제작사 이야기 - 가이낙스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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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놀부부대 작성일19-01-13 01:43 조회1회 댓글0건

본문


예전에 대략적으로 다루었던 제작사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해보려고 합니다.


※본문은 편의를 위해 평어체로 작성하였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이야기
가이낙스 1부


1981년 일본 오사카에서 제 20회 일본 SF 대회가 열렸다.
일본 전국의 SF 오타쿠들과 동인 서클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 축제는
오사카의 앞 글자 大의 발음을 딴 '다이', 콘테스트의 '콘',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3번째 대회라서 '다이콘 III'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이 대회는 통상적으로 개최지역의 대학생들이 운영주체가 되는데
다이콘 III에서는 당시 오사카의 대학생들이었던 오카다 토시오, 타케다 야스히로,
안노 히데아키, 야마가 히로유키, 아카이 타카미 등이 그 역할을 맡았다.


1242.jpg

<일본 SF 대회>


그들은 개회식에서 자체 제작한 8mm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한 소녀가 불시착한 우주인들에게 물을 건내받아 말라가는 무에 뿌려주러 가는
(다이콘은 일본어로 무라는 뜻도 있다) 단순한 스토리에 5분 남짓한 짤막한 영상
이었지만 아마추어의 솜씨치고는 수려한 퀄리티와 쉴새없이 펼쳐지는 SF 작품들의
패러디는 오타쿠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다이콘 III 오프닝 애니메이션
전설의 시작


대회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고 운영진은 열광적인 반응에 한껏 고무되었다.
본래는 대회가 끝난 후 해산할 예정이었지만 대회 준비 기간 동안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잃고 싶지 않았던 그들은 2년 후 오사카에서 다이콘 IV를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이낙스의 전신 격인  '다이콘 필름'을 결성, 독립영화 제작활동을 시작한다.



다이콘 필름 作 돌아온 울트라맨 MAT애로우 1호 발진명령 (1983)
울트라맨의 광팬인 안노 히데아키가 감독 및 주연을 맡았다



그리고 1983년 오사카에서 다이콘 IV가 열렸다. 이번에 그들이 선보인 애니메이션에서는
2년 전 무에 물을 주던 소녀가 바니걸 코스프레를 한 숙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E.L.O의 Twilight를 배경음악으로 종횡무진 악당을 물리치는 내용의 이 작품은
프로도 일부 참여하여 2년 전보다 훨씬 세련된 영상미와 패러디를 연출하였고 
오타쿠들 사이에서의 반응은 가히 센세이션이라 할 수 있었다.




다이콘 IV 오프닝 애니메이션



드라마 전차남의 오프닝에서 패러디가 되기도 했다
영상을 제작한 곤조는 가이낙스에서 독립한 회사다


두 대회를 모두 성공적으로 마친 후 운영을 주도했던 오카다 토시오는 다이콘 필름이
프로의 세계에서도 통할 것으로 내다봤다. 야마가 히로유키 역시 자신의 재능을 시골에서
특촬영화나 찍으며 썩히고 싶지 않았다. 결국 이 둘의 주도하에 다이콘 필름은 도쿄로 건너간다.
첫 상업 작품으로 오카다와 야마가는 오사카 시절에 제작했던 8mm 애니메이션을 토대로
'왕립우주군'의 초안을 마련,  이 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프로젝트 회사로 가이낙스(GAINAX)를 설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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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낙스는 왕립우주군을 제작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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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 토시오는 가이낙스의 초대 사장 및 프로듀서를 맡는다


그들은 4분 가량의 파일럿 필름을 만들어 스폰서를 찾아나섰다.
때마침 반다이에서 영상사업 분야의 진출을 위해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었고 이는
그들에게 있어 절호의 찬스였다. 일찍부터 언변이 뛰어났던 오카다 토시오는 반다이와의
미팅에서 작품의 성공을 호언장담하며 임원진을 설득, 3억 6천만 엔이라는 상당한 금액의
제작비를 따내는 데 성공한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제작비와 동일)




반다이를 홀린(?) 왕립우주군의 파일럿 필름


왕립우주군의 제작진은 야마가 히로유키가 감독, 각본을 맡고 조감독에 아카이 타카미, 히구치 신지,
작화진으로는 안노 히데아키, 사다모토 요시유키 등 훗날 에반게리온의 주역이 되는 인물들과
미술 오구라 히로마사, 음악 사카모토 류이치 등 지금 기준으로 보면 드림팀 수준의 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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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야마가 히로유키 (감독, 각본), 사다모토 요시유키 (캐릭터 디자인),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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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안노 히데아키 (작화감독), 우 오구라 히로마사 (미술)
시로바코에서 까메오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작품 제작이 절반 정도 끝났을 무렵 문제가 터진다. 
반다이에서 받은 제작비를 다 써버린 것이다.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욕만 앞세운 결과였다.
결국 이후부터는 여기저기에서 돈을 빌려가며 제작비를 충당했고 제작이 끝난 시점에 이미
가이낙스는 상당한 빚더미에 올라있었다. 제작기간 2년, 광고비용 을  합친 최종 제작비는  무려 8억 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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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 (1987)
가이낙스의 첫 작품


오네아미스라는 가상의 왕국에서 주인공 시로츠구가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의 이 작품은 방대하면서도 치밀하게 짜여진 세계관과
인간과 신, 전쟁과 문명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아내며 작품성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흥행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클라이막스 부분의 우주비행 장면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제작진은 미국 NASA에 직접 현장 견학을 다녀왔다.



흩날리는 파편은 CG가 아니라 모두 손그림이다.



훗날 '안노 폭발'이라고 이름 붙여진 장면
안노 히데아키 스스로도 이때가 애니메이터로서 정점이었다고 말한다



3초 1컷에 들어간 작화 매수 250장
돈과 시간은 그들의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자신만만했던 시작과 달리 막대한 빚만 남긴 채 끝난 왕립우주군 프로젝트.
가이낙스는 예정대로 회사를 닫을 것인지 아니면 빚을 갚기 위해 작품 활동을 계속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고 결국 오카다의 선택은 후자였다.  문제는 스폰서였다.
반다이 역시 막대한 손해를 입고 영상사업 진출 자체를 재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카다는 기획서를 내밀던 때와는 정반대의 태도로 반다이를 찾아가 애원했다.
"어떤 작품이든 좋으니 3개만 더 하게 해달라, 그럼 어떻게든 해결하겠다."
결국 반다이는 다시 한 번 그를 믿고 5천만 엔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121412.jpg
반다이는 가이낙스의 구세주였다



이렇게 가이낙스는 빚을 갚기 위해 작품 제작을 계속하게 된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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